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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탑골 이세돌", 바둑은 시니어를 건강하게 만든다

스트레스 해소와 사회적 교류에 도움 돼…승부에 연연할 시에는 오히려 약영향 미칠 수 있어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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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기자
기사입력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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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 대회에 참여한 시니어가 대국을 펼치고 있다  © 제공=대한바둑협회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탑골공원은 어르신들의 성지라 불린다. 탑골공원에서는 다양한 어르신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은 대국을 겨루는 어르신들의 모습이다. 벤치에 앉거나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앉는 등 어르신들의 자세는 다양하고, 주위에는 삼삼오오 모인 구경꾼들의 훈수 소리가 가득하다. 이처럼 바둑은 어르신들이 사랑하는 취미생활 중 하나이다.

 

바둑은 보기에는 간단해 보여도 그 속에는 고도의 수읽기와 셀 수 없는 규칙성들이 존재하여 빠른 두뇌 회전을 요하는 이른바 '두뇌 게임'이다. 그렇기에 성장기의 아이들에게는 판단력과 집중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며, 어르신들에게는 뇌의 활동을 도와주어 노화방지 및 기억력 증진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바둑의 효과는 수많은 연구결과들이 뒷받침한다. 명지대 바둑학과를 졸업하고 도쿄 오비린 대학교에서 노년학(Gerontology)을 전공한 이수정 교수는 ‘바둑이 고령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통해 바둑을 두는 어르신과 바둑을 두지 않는 어르신의 차이를 비교하였다.

 

연구결과, 정신적 건강을 측정하기 위한 ‘주관적 행복감’과 ‘자아존중감’의 항목에서 바둑을 즐겨하는 어르신 집단은 바둑을 두지 않는 어르신 집단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친구와 교류를 하기 위해 바둑을 둔다고 응답한 어르신들은 ‘사회적 활동장애’ 점수에서 좋은 결과를 보였고, 스트레스 해소를 목적으로 바둑을 두는 어르신들은 ‘주관적 행복감’에서 고득점을 받았다.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규 교수 연구팀의 연구결과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구팀은 2014년 평균 12년 구력의 바둑을 훈련한 한국기원 소속 바둑전문가 17명과 그렇지 않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뇌 신경세포의 활성정도를 비교했다. 연구결과, 바둑전문가들은 일반인에 비해 직관적 판단력과 공간 및 위치 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뇌 부위의 헤모글로빈이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장시간 대국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감정변화를 겪어야 하고, 상대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수많은 경우의 수와 가능성을 염두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 능력이 중요하게 여겨진다”며 “직접 손으로 바둑돌을 집고 놓는 섬세한 행동을 통해 미세운동 능력이 증가하며, 손의 활동에 따라 뇌 기능 자극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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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 바둑 로봇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세돌 9단  © 제공=한국기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바둑이 대결을 겨루는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승부에 집착할 경우 반대의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결과에 집착하거나 경쟁심을 강하게 보이고, 주 15시간 이상 바둑에 몰입하는 어르신은 일반인보다 건강 수치가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바둑을 스포츠로 인식하는 것보다는 사회적 교류와 정신수련의 도구로 인식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와 권 교수의 연구팀은 공통적으로 바둑이 앞으로 어르신들의 여가를 책임질 종목이라고 말한다. 연구결과가 어르신들에게 미치는 바둑의 효과를 증명하고 있으며, 바둑돌과 바둑판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할 수 있는 간편함이 장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교수는 바둑이 세대통합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실제로, 일본의 다수 지역에서는 지역사회의 세대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지역 노년층에게 어린이 바둑교육을 맡겼는데, 그 결과 바둑을 배운 어린이들은 사회성이 크게 발달했고, 노년층은 삶의 의욕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 교수는 “바둑 자체가 노년층의 두뇌 건강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이 사회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 스스로 건강관리에 힘쓰게 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라며 “앞으로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국내에서도 노년층의 두뇌, 정신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바둑 보급을 위해 다양한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백뉴스(100NEWS)=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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