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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술에 빠지다] 구중궁궐에서 마셨던 술술술

향온주, 진양주, 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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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화 기자
기사입력 20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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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걸러냈다고 해서 막걸리라 부르는 뽀얀 우유색의 우리 술은 탁한 빛깔을 가졌다고 해서 탁주, 농사일을 하며 마셨다고 해서 농주 등으로도 불렸다. 시원한 맛으로 갈증을 해소해 주는 데다 포만감까지 얻을 수 있었던 막걸리는 서민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술이었다.

 

이번 주에는 민간에서 빚어 마셨던 우리 술이 아닌, 구중궁궐에서 빚거나 왕실에서 마셨던 술들을 소개한다. 한 번쯤 특별한 이야기가 얽힌 귀한 우리 술을 맛보고 싶었던 시니어들을 위해 준비했다.

 

■ 조선시대 궁궐에서 빚던 ‘향온주’

 

▲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9호로 지정된 향온주를 빚는 박현숙 기능보유자의 모습.  © 제공=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누리집


조선시대 궁궐에서는 ‘사온서(司醞署)’라는 곳에서 술을 빚었다. 궁중 어의들의 처방 아래 다루기 까다로운 약재와 여러 가지 재료들을 이용해 귀한 술을 약처럼 빚었던 곳이다. 사온서에서 빚었던 술인 향온주(香醞酒)는 왕실에서 마시는 것은 물론, 신하에게 하사하기도 하고, 중국 사신단에 진헌물로 보내기도 했다.

 

이렇게 궁중에서 빚어지던 향온주는 인현왕후 폐위 사건으로 인해 민가로 전해져 빚게 되었고, 하동 정씨 가문의 가양주로 전해졌다. 현재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9호로 지정된 향온주는 박현숙 기능보유자가 빚고 있다. 

 

향온주는 일반 전통주에 쓰이는 누룩이 아닌 녹두를 넣어 발효시킨 ‘향온곡’으로 빚기 때문에 독특한 향과 맛을 자랑한다. 박현숙 명인이 빚는 향온주는 ‘규곤시의방’ 등의 문헌에 기록된 내용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향온곡으로 10번 이상 발효시킨 후 증류해 빚어지며, 알코올 도수는 약 40%로 꽤 높다. 해독능력이 뛰어난 녹두로 빚어 숙취 없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며, 깊은 향과 맛이 일품이다.

 

■ 조선 후기 궁녀에게서 전해져 온 ‘진양주’

 

▲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25호로 지정된 진양주를 빚는 최옥림 기능보유자의 모습.  © 제공=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누리집


진양주(眞釀酒)는 약 200년 전, 조선 헌종 때 궁녀로 생활하며 궁중에서 어주를 빚던 전라남도 해남군의 최 씨 할머니에게서 전해져 장흥 임씨 집안의 가양주로 전해 내려왔다. 현재는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25호로 지정돼 최옥림 기능보유자가 진양주를 빚고 있다. 찹쌀만 사용해 빚는 데다 보관이 어려워 과거에는 서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귀한 술로 여겨졌다.

 

진양주는 해남에서 생산된 친환경 찹쌀과 누룩만을 사용해 빚기 때문에 찹쌀의 달콤한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투명하고 맑은 노란빛을 띄는 진양주에서는 진한 단맛과 함께 부드럽고 순한 향이 느껴진다. 알코올 도수는 약 16%이며, 차갑게 마시면 진양주의 풍미를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 왕실에 진상하던 명성왕후 민씨 집안의 가양주, ‘왕주’

 

▲ 식품명인 제13호로 지정된 남상란 명인이 빚고 있는 왕주의 모습.  © 제공=㈜민속주왕주 홈페이지

 

식품명인 제13호로 지정된 남상란 명인이 빚고 있는 ‘왕주’는 명성왕후의 친정인 여흥 민씨 집안에서 빚던 가양주였다. 왕주는 백제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곡주로 알려져 있는데, 조선시대 중엽에 금주령이 내려지자 곡류 대신 약초를 이용해 술을 빚게 됐다. 규제가 완화된 후, 민씨 집안에서는 곡주와 약술을 접목시켜 빚은 술을 왕실에 진상했고, 이 술이 오늘날의 왕주로 이어지고 있다.

 

왕주는 논산 가야곡의 맑은 물과 야생 국화, 구기자, 솔잎 등의 약재를 사용해 빚는다. 100일간 숙성시켜 빚어지기 때문에 목넘김이 부드럽고, 은은한 약재의 향이 느껴진다. 깔끔한 단맛도 느낄 수 있으며, 알코올 도수는 약 13%이다. 안주로는 굴전이나 육전, 양념갈비 등이 잘 어울린다.

 

[백뉴스(100NEWS)=이동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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