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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집사] 고양이 사료 등급에 숨겨진 비밀

‘우리 고양이, 홀리스틱, 프리미엄 사료 꼭 먹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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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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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 등급은 일종의 ‘마케팅’ 용어에 불과…

실제 연령, 건강 상태, 영양성분 등 고려해서 고르는 게 바람직

 

[편집자주] ‘시니어집사’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니어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반려동물을 처음 키우기 시작한 시니어 반려인들과 우리의 주변에서 이웃으로 지내는 동물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시니어 세대에게 반려동물 케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2마리의 반려묘를 키우고 있는 A씨는 고양이 사료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는 얘기에 쇼핑몰 평이 가장 좋은 사료에 도전했다. 처음 도전하는 사료지만, 반려묘들이 잘 먹어줘서 바꾸길 잘했다고 생각하던 찰나 우연히 인터넷에 떠도는 사료 등급표를 보게 됐다. 바꾼 사료는 프리미엄 등급으로 분류돼있었다. A씨는 찜찜한 마음에 이전에 먹였던 사료를 구매해 섞어서 주고, 다시는 프리미엄 등급의 사료를 사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했다.’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홀리스틱 △프리미엄 △오가닉 등의 단어를 고양이 사료를 구매하면서 듣게 된다. 인터넷에는 이 용어들을 정리한 ‘고양이 사료 등급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려하는 고양이에게 더 좋은 사료를 먹이기 위해서 이 등급표를 참고해서 사료를 사는 집사들 또한 적지 않다. 오늘은 이 고양이 사료 등급표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정설로 불리는 고양이 사료 등급표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세분된다. 최고급 사료로 불리는 것은 홀리스틱이다. 홀리스틱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USDA)의 인증을 받아서 사람도 먹을 수 있고, 유전자 조작작물인 GMO나 살충제, 항생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만든 사료를 의미한다. 특히, 식품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옥수수, 밀과 같은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다음 등급은 슈퍼 프리미엄이다. 슈퍼 프리미엄은 육류 함량이 곡물 함량보다 높은 제품을 의미한다. 육류 함량은 높지만, 부산물이나 뼛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제조한다. 홀리스틱과의 차이는 식품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옥수수나 밀, 콩 등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리미엄은 부산물을 주원료로 고기 가루나 뼛가루를 첨가해서 만드는 사료다. 프리미엄은 일반 사료로 분류된다. 프리미엄보다 저가 사료를 그로서리 등급으로 분류한다. 그로서리 등급은 곡물을 주성분으로 사용하고, 육분과 같은 부산물이나 곡물 찌꺼기를 첨가한 낮은 등급의 사료로 알려져 있다. 

 

 ▲ 인터넷에 떠도는 고양이 사료 등급표를 정리했다. ©조지연 기자

 

많은 집사가 좋은 사료와 나쁜 사료의 기준을 이 피라미드 형태의 고양이 사료 등급표를 참고해서 판단하지만, 사실 이 사료 등급표의 출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온라인상에서 많은 집사가 맹신하고 있는 이 사료 등급표는 사실 공신력 있다거나 법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사료 등급표의 출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고, 당연히 법적 용어나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의 인증 또한 되지 않았다. ‘홀리스틱’이라는 단어를 비롯하여 등급별로 나뉜 이 단어들은 모두 미국 농무부(USDA)의 인증은커녕 미국사료협회인 AAFCO의 승인 또한 받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AAFCO는 홈페이지를 통해 ‘어떤 반려동물 사료도 인증, 승인, 지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사료 등급표는 결국 사료 회사의 ‘마케팅 용어’로 소비되고 있다. 소비자는 ‘홀리스틱’이라고 홍보되는 사료를 보고 안심하며 구매하지만, 실상은 기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사료든지 사료 회사가 홀리스틱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렇기에 소비자에게 긍정적으로 비추어질 수 있는 이 기준들은 사료 회사의 마케팅 수단이 된다. 사료를 구매할 때 ‘홀리스틱’, ‘슈퍼 프리미엄’, ‘오가닉’과 같은 단어를 쉽게 볼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 미 농무부에서 인정한 오가닉 인증마크로, 이 인증 마크가 오가닉이라는 단어만 사용한 사료를 구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출처:USDA

 

사료 등급표에 추가되지 않은 등급들도 있다. 바로, 오가닉과 휴먼 그레이드다. 오가닉은 일반적으로 유기농 재료를 사용해서 만든 사료를 의미한다. 고양이 사료에 무슨 유기농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칠면조나 닭을 사육하면서 성장 촉진제나 항생제와 같은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것 또한 유기농에 해당한다. 

 

미국 농무부(USDA)에서는 유기농 재료를 95% 이상 사용한 동물 사료 라벨에만 USDA에서 인증한 오가닉 마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했다. 하지만 인증 마크를 사용하지 않고 ‘오가닉’이라는 단어만 표기한 곳 또한 존재한다. 오가닉이라는 단어의 표기는 일반적으로 유기농 원재료를 최소 1%에서 69% 이하로 사용한 것을 의미한다. 즉, 원재료의 1%만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오가닉’이라고 홍보할 수 있다. 

 

오가닉이라는 단어의 맹점은 성분의 비율뿐만 아니라 원재료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아도 된다는 데에 있기도 하다. 가령, 사료 회사에서 칠면조나 닭, 연어 등 동물성 원재료를 유기농으로 하지 않고, 고양이에게 불필요한 식물성 원재료를 첨가해서 만든 사료를 ‘오가닉’이라고 표기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휴먼 그레이드’라는 등급 또한 집사들이 사료를 선택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주목 받고 있다. 휴먼 그레이드는 사람이 먹는 식품을 조제하는 시설에서 검증된 재료로 만든 사료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 등급 또한 법적 기준이나 검증 과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휴먼 그레이드라고 홍보하는 동시에 사료를 좀 더 신경 써서 만드는 회사가 존재할 수 있으나, 이 또한 검증된 것이 아니기에 맹신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료 등급과 마찬가지로 사료 회사에서 주장하는 새로운 마케팅 용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면, 반려묘의 사료는 어떤 기준으로 고르는 것이 좋을까. 고양이 사료는 크게 △나이가 몇 살인지 △건강 상태는 어떠한지 △고양이가 하루 동안 섭취해야 하는 최소 영양성분 기준을 사료로 충족할 수 있는지 △기호성이 어떠한지 등을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다. 

 

먼저 나이다. 기본적으로 고양이 사료는 강아지 사료보다 단백질 함유량이 많다. 그중에서도 자묘이거나 임신을 한 고양이를 대상으로 만든 사료는 대체로 40% 이상의 고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고단백질 사료가 고양이에게 나쁘다.’는 연구 결과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나이가 많은 고양이는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지나치게 고단백질의 사료를 먹으면 신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그렇기에 노묘를 반려하고 있다면 평균 수준(26% 이상 40% 이하)의 단백질 함유량을 지닌 사료를 먹이면 된다.

 

건강 상태 또한 사료를 고르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신부전을 비롯하여 기타 질병이 있는 고양이의 경우에는 수의사와의 상의 후에 알맞은 처방식 사료를 먹는 것이 좋다. 그 외에 사료를 바꾸었는데 묽은 변을 보거나 설사를 잦게 한다면, 섭취하는 사료의 섬유질 양이 충분치 않아서일 수 있다. 이 경우, 섬유질(조섬유)이 풍부한 다른 사료와 섞어서 급여하거나 아예 다른 사료로 대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양이가 하루 동안 섭취해야 하는 최소 영양성분 또한 중요하다. 미국사료협회(AAFCO)에서 밝힌 고양이가 하루 동안 섭취해야 할 영양성분 함량 최소 기준은 다음과 같다. 자묘는 △조단백질 30.0% △조지방 9.0% △칼슘 1.0% △인 0.8%다. 성묘는 △조단백질 26.0% △조지방 9.0% △칼슘 0.6% △인 0.5%다. 다만, 미국사료협회(AAFCO)는 되도록 자묘와 성묘 사료 모두 칼슘과 인 비율이 ‘1:0.8’인 것을 권장하고 있다. 

 

미국사료협회(AAFCO)에서 제안하는 최소 영양성분 기준은 수분이 0%인 경우에 해당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건사료는 대체로 수분이 10%이기 때문에 해당 사료가 미국사료협회(AAFCO)에서 제안하는 최소 영양성분 기준에 충족하는지 알아보려면 일정한 환산이 필요하다. 

 

환산을 위한 공식은 다음과 같다. ‘(사료에 표기된 성분 함유량)/0.9’다. 예를 들어보자. 구매한 사료가 수분 10%의 건사료다. 사료에 조단백질이 32%라고 기재돼있다. 식에 대입하면, 0.032/0.9= 0.0355555555555556이다. 즉, 해당 사료에는 조단백질이 약 35.5%가량 들어있어 미국사료협회(AAFCO)에서 제안하는 하루 최소 섭취량을 충족하는 것이다. 

 

 

위의 기준을 충족하는 사료를 구매했다고 해도 고양이가 먹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만약 입맛이 까다로운 고양이를 반려하고 있다면, 각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50g 이하의 테스트용 사료를 먼저 급여하여 기호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고양이는 사람과 달리 맛보다는 향에 민감하다. 사료 회사에서 만드는 사료들 또한 기호성을 높이기 위해 향을 첨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반려묘가 좋아하는 성분의 향(닭고기, 연어, 참치, 칠면조 등)을 알고 있는 것이 반려묘의 기호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려동물은 평생 사료를 먹고 사는 만큼 그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적절한 사료를 먹이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는 고양이 사료 등급표가 아니라 △나이 △건강 △영양성분 등을 고려해서 사료를 구매하는 현명한 집사가 되길 바란다. 

 

[백뉴스(100NEWS)=조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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