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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수면 위에 떠 있는 백조의 다리처럼, 서울종로무료급식소 봉사활동 체험기

종로의 ‘전국천사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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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기자
기사입력 2019-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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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26개소에 설치되어 있는 전국천사무료급식소, 종로     © 김영호 기자


[백뉴스(100NEWS)=김영호 기자] 수면 위에 떠 있는 백조는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그렇게 떠 있기 위해서 다리를 쉼 없이 움직이며 저어주어야 한다. 지난 19일 오전, 그 백조의 다리가 직접 되어보았다.

 

사단법인 전국자원봉사자 연맹은 1992년 창립되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법인은 같은 해 소외된 독거노인들을 위해 무료 급식팀을 신설하여 운영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 26개소에 무료급식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전국자원봉사자 연맹 기획팀 이현미 부장은 “무료급식소는 법인 회원들의 회비와 후원 해 주시는 분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중 종로에 있는 전국 천사 무료급식소는 2014년경 설립되어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라고 말했다.

 

종로 급식소에서는 주중 화, 목, 토에 무료 급식을,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독거노인들을 위한 도시락 배달을 실시하고 있다. 무료 급식은 하루에 두 번, 오전 10시와 10시 40분에 각각 실시하며 하루 총 320여 명의 시니어들에게 급식을 제공한다. 

 

▲ 9시 30분, 이미 자리를 가득 메운 시니어들     © 김영호 기자

 

봉사자들의 집합시간인 9시 30분, 첫 번째 배식까지는 30분이 남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급식소 내부에는 이미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시니어들로 가득 차있었다. 외부에 따로 마련된 장소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니어들도 몇 볼 수 있었다. 

 

봉사자들은 짐을 사물함에 넣어두고, 조끼를 입게 된다. 만약 주방에서 봉사활동을 실시할 경우에는 앞치마와 파란 장화, 마스크와 위생 장갑을 추가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배식시간이 되자 종로 조리팀 정수미 주임은 시니어들에게 아침 인사를 하고,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부탁했다.

 

이날 급식은 10여 명의 봉사자와 5명의 시니어 봉사자와 함께했다. 6명의 봉사자는 직원들과 주방에서 마스크를 찬 채로 배식을 맡았고, 나머지 봉사자들은 홀에서 시니어들에게 식판을 전달해주고, 떠난 자리를 치우는 역할을 맡았다. 시니어 봉사자들은 배식되고 있는 식판을 옮기고 홀에 있는 봉사자들을 도왔다.

 

▲ 분주하게 두 번째 배식을 준비하는 봉사자들     © 김영호 기자

 

10시에 시니어 158명에 대한 배식이 끝나고, 봉사자들의 본격적인 일이 시작된다. 식판과 이날 메뉴로 나왔던 설렁탕 그릇, 컵과 수저를 설거지한다. 설거지를 마친 식판의 물기를 닦고, 다음 배식을 위해 배식대 앞으로 빼두어야 한다. 

 

10시 배식에서 마지막으로 식사를 마친 시니어의 식기까지 닦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봉사자들이 다음 배식을 준비하는 시간은 20분 정도이다. 그 시간 동안 봉사자들은 주방에서, 홀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10시 40분에 두 번째 배식이 시작된다. 두 번째 배식 막바지에는 시니어들에게 줄 밥이 모자란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수미 주임은 “오늘은 몇몇 어르신들을 더 들어오도록 해서 밥이 조금 모자랐다. 원래는 정량을 배식하고, 여분이 더 있기 때문에 모자란 일은 별로 없다.”라고 말하며 사무실에 있던 햇반을 전자레인지로 데워 밥을 받지 못한 시니어들에게 주었다. 

 

배식이 끝나도 봉사자들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식판과 그릇 설거지를 하고, 조리에 쓰였던 기구들을 모두 닦았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 역시 봉사자들의 몫이다. “청소를 모두 마치고 기구들에 있는 물기도 행주로 모두 닦아주어야 한다.”라고 종로 조리팀 직원은 말했다.

 

12시가 되면 주방 청소와 설거지가 모두 끝나고, 봉사자들이 밥을 먹게 된다. 봉사자들은 무료 배식을 받았던 시니어들과 같은 자리에서 같은 메뉴의 점심을 먹게 된다. 피곤할 법도 했지만, 모든 일을 마치고 상에 둘러앉은 봉사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봉사라는 뿌듯한 일을 해서일지, 힘든 일을 끝낸 후 먹는 밥이 맛있어서일지는 헤아릴 수 없었다.

 

▲ 청소를 마치고 식사 준비를 하는 봉사자들     © 김영호 기자

 

봉사라는 것은 마치 물에 떠 있는 백조와 같다. 남을 도와주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끼는 봉사라는 행위는, 백조와 같이 아름답고 우아한 행동이다. 하지만 백조는 물 밑에서 발을 쉼 없이 움직여야 아름답게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다. 봉사자들은 봉사를 아릅답게 만들어주는, 백조의 발 같은 존재들이다.

 

예전 인터뷰에서 한 시니어가 말했다.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한 봉사자다. 봉사는 해본 사람들만 아는 아름다운 행위다.” 직접 백조의 발이 되어서 봉사를 해본 사람이라면, 봉사라는 행위를 더욱 아름답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봉사를 실천하는 사람이 하나둘 늘어나게 되고, 도움을 받는 사람도 봉사자들의 수고를 조금만 더 잘 헤아려 주고 서로 고마움을 갖는다면 세상이 조금이나마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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