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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창고 숨’ 박진희 대표와 함께하는 예술 여행

"사람답게 잘 사는 것이 내 삶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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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동 기자
기사입력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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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희 대표(왼쪽)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제공=100뉴스

 

[백뉴스(100NEWS)제주=이유동 기자] “어르신들이 즐겁고 잘 할 수 있는것들이 있어요. 그것들을 드러내면서 ‘아직 나 죽지 않았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월 22일, 제주 해안동에 위치한 상상창고 숨에서 박진희 대표를 만났다. ‘상상창고 숨’은 문화예술교육을 기반으로 커뮤니티 아트를 진행하고 있는 단체이다. 그는 “예술가들이 함께 협업하여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다. 사적공간이기보다는 공유공간으로서 아이부터 노인까지 어울려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타지에서 제주로 이주해온 이주민이다. 예술가로서 활동하다 쉬러 온 제주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셈이다. 박진희 대표에게 이러한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꽤 자연스러웠다.

 

“1999년도부터 연구소에 아티스트들과 함께 활동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러던 도중 잠깐 제주에 오면서 2~3년 여행하며 충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기간에 제 아이들이 해안초를 다니게 됐지요. 그러면서 자식들의 놀이공간 겸 제 작업소를 가지려고 했어요. 그러던 중 선점했던 이 장소가 자연스럽게 동네분들, 주변 지인들도 와서 문화예술로 놀아보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 공간이 자연스럽게 노는 공간이 되니 해안동에 직업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 지역에서 함께 호흡하고 살아가는 방식들을 함께 공유하는 것들을 하고 싶었어요."

 

▲ 박진희 대표의 프로그램 진행 당시 사진     © 제공=100뉴스

 

박 대표는 토요일에는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는 소풍공작단을, 목요일에는 여성들이 모여 버려지는 것들을 쓸모있게 만드는 업사이클 프로그램인 '산림 공작소'를 운영 중이다. 매주 수요일은 어르신들과 함께 ‘삼춘 고라줍서’라는 마실학당도 운영 중이다. 이 시간을 통해 박 대표와 수강생들은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와 제주음식들을 배워간다.

 

박진희 대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사실 '제주의 문화'가 중심이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기자보다도 더 문화를 아끼는 것 같았다. 박 대표가 일을 하면서 어떤 일이 가장 뿌듯했을까? 대표의 동기부여는 무엇일까? 그는 일을 하며 가장 뿌듯했던 점으로 제주의 문화보존에 도움이 된 에피소드를 뽑았다.

 

▲ 박진희 대표의 프로그램 진행 사진     © 제공=100뉴스

 

“1930년의 해안동에 서당을 운영하던 훈장님이 (이 마을을 위해) 시를 한수 지어주셨어요. 그걸 해안자랑가라고 합니다. 구전되어 내려오고 있는 것이지요. 마침 어르신들과 함께 제주 음식을 배워보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그 노래를 기억하는 어르신이 한 두분밖에 안 계시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 중 한분이 암 투병 중이시라 그분이 돌아가시기 전에 빨리 기록하고 그것을 후세대에게 전수시킬 방법이 필요한 것 같아서 비 오는 날에 노인회장님과 함께 그 어르신을 만나러 갔습니다. 그 날 마침 컨디션이 좋으셔서 노래를 불러주셨어요. 그것을 녹취하고 영상까지 촬영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해안동 뮤직비디오까지 제안하고 싶었고 지금 진행 중입니다.” 

 

모든 일들이 다 그렇지만 박진희 대표가 일을 하며 즐거움만 느낀 것은 아니었다. 박 대표는 해안동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느낀 애로사항으로 예술가가 느낄 수 있는 경직성이라고 답했다. 정부의 지원이 진행되다 보면 복잡한 상황이 많아지는데, 이를 경계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하며 느낀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이라는 것이) 삶 속에 녹아들어 자연스러워져야 하는데 정부가 하게 되면 되게 복잡한 상황들이 많아져요. 현장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사고를 경직시키는 상황이 발생해요. 그것이 아마 애로사항이라고 칭할 수 있겠죠?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또, 어떤 프로그램이든 이걸 한다고 해서 마을 주민들이 다 하자고 하지는 않아요. 함께 이야기하며 균형을 맞추는 일이 가장 어려워요.”

 

▲ 상상창고 숨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운영 당시 사진     © 제공=백뉴스

 

예술과 오랫동안 함께해서 그런지 박 대표에게서는 ‘예술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박진희 대표는 어르신들이 참여한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자존감 상승’이라고 답했다.

 

"어르신들이 즐겁고 잘 할 수 있는것들이 있어요. 잘 할수 있는 것들을 들어냄에 따라 ‘아직 나 죽지 않았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인 회장님이 쓰신 글이 있어요. ’너희는 늙어 봤냐? 나는 젊어 봤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젊어봤던, 늙어봤던 경험을 후배들에게 나눠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례로) 어르신들과 음식을 키워드로 해서 만났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노인들이 제주의 전통 음식을 알려주시는 거죠. 이 기회를 통해 제주문화를 잘 몰라서 어색하거나 힘들어하는 젊은 세대들과 교류할 수 있어 좋습니다. 이 접근법이 탑-다운방식이 아닌 생활속에서 우러나서 서로가 필요에 의해 공유하는 과정으로서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 제주의 원도심(중앙로 일대)에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 있고, 예술가들이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들처럼 박 대표는 행선지를 바꿀 생각이 있는지 질문했다.

 

"좋은 사례들은 함께 공유하면 시너지가 나와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커뮤니티 아트라고 하는 것은 옮겨다니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과 소통하는 예술가가 되기 위해선 삶의 결을 알아야 되고 호흡하는 과정들이 시간들이 필요합니다. 물론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컨설팅하는 것은 가능하겠지요. 근거지를 옮겨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생각해요. 활동가, 기획자, 예술가들이 지역에서 함께 호흡하며 활동하기 위해선 지역과 함께 호흡하며 속도도 맞추고 온도차이도 극복하는 충분한 과정이 있어야 하겠지요."

 

▲ 해안동 빙떡을 부르는 노인들의 모습     © 제공=100뉴스

 

이렇게 바쁘게 달려온 박진희 대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그저 잘 사는 것’이라 답했다.

 

"목표는 없어요. 사람답게 잘 사는 것 정도? 사람답다라는 의미는 죽을때 까지 고민할 것이에요. 살면서 좋은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들이 우리의 삶을 성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그것이 제가 앞으로 활동하는 가장 중요한 맥락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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