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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하이라이트 시청 불가, 대학로 연극 ‘#나만빼고’

SNS에 관한 유쾌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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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기자
기사입력 201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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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카톡 소통 연극 #나만 빼고     © 김영호 기자


[백뉴스(100NEWS)=김영호 기자] 히카르도 콰레스마는 포르투갈 출신의 축구선수다. 가끔 입이 벌어질 정도로 화려한 발기술을 선보이고, 감탄이 나올만한 골 장면을 만들어서 인터넷 검색창에 콰레스마를 검색하면 ‘콰레스마 스페셜’ 등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이라이트만 보면 세계적 기량을 가진 선수로 보일 수도 있지만, 평소에도 큰 활약을 보이진 못한다. 물론 포르투갈의 대표팀으로 뽑힐 만큼 실력은 있는 선수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월드 클래스’ 축구선수로 꼽히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뜻이다. 

 

콰레스마는 인터밀란, 첼시 등 빅클럽으로 이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꾸준히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이곳저곳 팔려 다니다 지금은 터키의 카슴파샤에서 뛰고 있다. 누군가가 말했다.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는 마치 ‘콰레스마 스페셜’같은 것이라고.

 

■ #나만 빼고

 

진욱은 과 후배 미선과의 일방적인 썸 관계(?)를 정리하고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혼자 대부도로 사진 여행을 떠난다. 대부도로 여행을 가는 도중 진욱이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이고, 그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진욱은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진욱이 만났던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선박장에서 만난 사이좋아 보이는 모녀는 사실 삶이 힘들어 동반 자살을 결심한 채 여행을 떠난 참이었다. 대부도에서 만난 중년의 남성은 아내와 일찍 사별한 슬픈 사연이 있었다. 서울로 올라오기 전, 아침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서 만난 화목해 보이는 가정은 며칠 뒤 수학여행을 간 딸이 사고로 죽는 비극적인 사건을 겪는다.  

 

진욱은 전후 사정을 전혀 모른 채 그 당시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행복한 사람들 #나만 빼고’라는 문구와 함께 게시한다. 마치 ‘콰레스마 스페셜’처럼 인스타는 인생의 하이라이트 장면, 삶에서 몇 안 되는 기쁜 순간만 모아둔 곳이기 때문에 우리는 ‘나만 빼고’ 모두가 행복해한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 쉽다.

 

요즘은 SNS 외에도 유튜브가 발달하여 TV 예능, 드라마, 영화, 축구경기 등은 ‘하이라이트’ 장면만 모아둔 클립이 본편보다 더 많은 사람이 보는 경우가 많다. 음악도 스트리밍 서비스가 잘 되어있어 앨범 역시 하이라이트 격인 타이틀곡 한, 두 곡만 듣는다. 

 

하지만 하이라이트만 봐서는 저 배우가 왜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저 선수가 왜 저렇게 좋아하는지, 저 가수가 왜 이런 가사를 썼는지 모두 파악하기 힘들다. 전후 사정을 파악하지 못하고 사진 속 사람들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진욱처럼.

 

■ #소통

 

▲ 무대에 설치된 화면으로 실시간 채팅을 볼 수 있다.    © 김영호 기자

 

연극 ‘#나만 빼고’가 올라간 무대 위는 큰 화면이 하나 설치되어 있다. 입장 전 ‘나만 빼고 오픈 채팅방’에 입장한 관객들은, 화면 속 카톡방에서 진욱의 친구가 되어 단톡방에서 진욱에게 충고와 조언(?)을 해줄 수 있다. 실시간으로 투표도 진행하여 진욱의 데이트 복장을 정할 수도 있다. 

 

▲ 배우들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오픈 채팅방     © 김영호 기자

 

요즘 유행하게 된 개인 인터넷 방송 플랫폼의 강점 중 하나는 ‘실시간 소통’이다. 자신이 올린 채팅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BJ는 채팅을 읽어주고 리액션을 해준다. 마치 조금 속도가 빨라진 라디오처럼. 연극 ‘#나만 빼고’ 역시 이런 강점을 이용하여 관객들의 채팅을 무대에 함께 올리고 배우들이 반응을 해줌으로서 관객들의 마음속 문을 두드린다.

 

▲ 무대 인사를 하는 (왼쪽부터) 이윤경, 김태현, 최진욱, 권신혜, 조아라 배우  © 김영호 기자

 

SNS는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외로움을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나만 빼고 모두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을 외롭게 만든다.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나만 빼고’는 SNS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재밌게 풀어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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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정보]

공연제목: 연극 '#나만빼고'

연출: 박상협

출연: 이윤경, 김태현, 최진욱, 권신혜, 조아라 등
공연기간: 2019.7.5. ~ 오픈런
공연장소: 대학로 '익스트림 씨어터 2관'

러닝타임 : 1시간 40분

기획/제작: 극단 화담, MOODLAB

입장료: 정가 3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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