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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의 조화란 바로 이런 것! 세운상가 이동엽 대표X차광수 장인

“저희가 바로 ‘신구의 조화’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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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솜 기자
기사입력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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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광수 마이스터와 이동엽 대표가 폴디라이트를 사이에 두고 미소 짓고 있다.     © 이다솜 기자

 

[백뉴스(100NEWS)=이다솜 기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일,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작업에 한창이던 세운상가를 찾았다. 이곳에서 ‘폴디라이트 무드 조명’을 함께 만든 차광수(62) 마이스터(장인)와 이동엽(46) 아나츠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폴디라이트 무드 조명은 차광수 마이스터와 3D 프린터 제작 기업 아나츠가 함께 만들어 판매한 제품이다.

 

■ 형님과 막내가 만나다

 

▲ 차광수 마이스터가 자신이 만든 작품들 앞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이다솜 기자

 

40년 동안 세운상가를 지키고 있다는 차광수 마이스터는 이동엽 대표와의 돈독한 사이를 자랑했다.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서울시 주무관님이 ‘새로운 분이 오셨다’며 소개해준 자리였다. 이를 계기로 둘이 친해졌고 협업까지 하게 됐다.”

 

세운상가에 온 지 2년이 막 넘었다는 이동엽 대표는 세운상가에 대한 애정이 대단해 보였다. “일단 모든 기술자들이 가까운 곳에서 일을 한다. 그래서 우리(나와 차광수 마이스터) 뿐 아니라 모두가 친하다!(웃음)”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이들은 ‘기술’이라는 공통점 하나만으로 빠르게 가까워졌다고 한다. 이제는 서로의 취미를 묻고 정보를 공유한다고 한다. 이날은 드럼 연주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기도 했다.

 

■ ‘조명’이었던 이유

 

▲ 폴디라이트 무드 조명을 함께 만드는 모습.     © 제공=세운공장

 

세운상가 주변에는 많은 조명가게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동엽 대표는 “세운상가에서 발달하게 된 산업 중 하나가 조명”이라고 소개했다. “이 동네가 조명 관련 산업은 여전히 활발하고 업체들도 많다. 제작자 입장에서 조명은 소비자에게 접근하기 쉬운 제품이기도 하다. 그래서 조명을 만들게 됐다.”

 

이들이 함께 만든 폴디라이트 무드 조명은 텀블벅(크라우드 펀딩의 일종으로 텀블벅 홈페이지에 제품을 소개하는 글을 올리면, 이를 본 소비자들이 먼저 입금을 진행함.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제작하는 방식.) 후원을 통해 판매됐다. 이동엽 대표는 “개발은 각자 전문분야가 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는데, 판로가 고민이었다. 때마침 주민공모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심사를 통해 뽑히게 됐다. 텀블벅에 세운상가에서 만든 제품들만 모아 놓고 특별전을 했었다. 그때 같이 판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

 

▲ 폴디라이트 무드 조명을 함께 만드는 모습.     © 제공=세운공장

 

이들은 협업 도중에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다. 차광수 마이스터는 전자회로 설계에는 자신 있지만 ‘요즘 디자인’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이동엽 대표의 현대적인 감각에 놀랐다.”고 말하며 조명 제작 과정을 회상했다.

 

이동엽 대표 역시 평소 만들던 3D 프린터와는 다른 조명 제작이 낯설었다고 한다. “3D 프린터와 다르게 조명은 빛이 나야 하고 예뻐야 한다. 밝기 조절도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부분들은 차광수 마이스터님을 뵙고 조언을 구했다.”

 

이어 “우리가 단독으로 조명을 만들었다면 아예 안 하거나, 하더라도 비용이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오디오, 조명 등 종목별로 전문가들이 계신다. 우리가 손만 잡으면 못 만들 것이 없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차광수 마이스터는 조명을 만들기 위해 협업했던 것처럼, 다양한 사례가 나오기를 기대했다. “지금 ‘세운공장협동조합’을 만들고 있다. 조합 설립이 완료되면 이런 형식의 협업이 보다 자주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 나에게 세운상가란...

 

▲ 이동엽 대표가 사무실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 이다솜 기자

 

차광수 마이스터는 세운상가를 ‘학교’라고 표현했다. “기술도 배울 수 있고, 예술도 배울 수 있고, 인생도 배울 수 있다. 그래서 학교라고 생각한다.”

 

그는 “세운상가는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었다. 내가 배웠던 기량과 기술, 예술을 전부 쏟고 싶다. 이를 더 많이 발휘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이동엽 대표는 “세운상가는 ‘한국의 미래’다”라고 말하며 세운상가의 밝은 미래를 희망했다. “우리나라 제조업은 중국, 베트남 등의 저렴한 인건비와 미국 등의 고급 제품 사이에 껴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소비자들이 다소 높다고 느끼는) 가격에 어울리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세운상가가 최근에 다시 뜨고 있다. 다시 살아나서 한국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가 됐으면 한다.”

 

그는 끝으로 시니어들에게 함께 하자고 권유하며 긴 말을 남겼다. “나는 신식 기술자다.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최신 기술이 다가 아니더라. 협업도 해야 하고 연륜도 필요하더라. 그래서 여기 오고 나서 여러 마이스터님을 찾게 됐다. 한국은 학구열도 높고 문맹률도 세계에서 가장 낮다. 지금 시니어 분들이 어떻게 보면 세계 최고의 기술과 학식을 갖고 있는 셈이다. 단지 나이가 많다고, 은퇴를 했다고 안에만 계시는 것은 너무 안타깝다. 기술과 트렌드만 알고 경험과 경력은 부족한 젊은이들이 아직 많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과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 이때까지는 돈을 벌기 위해서, 가정을 위해서였다면 이제는 그동안 배운 것을 잘 이용해서 본인의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행복하게 일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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