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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술에 빠지다] 여름철을 나는 전통주 PICK3

이화주, 과하주, 계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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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화 기자
기사입력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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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8년 주류소비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가볍게 혼자 또는 집에서 마시는 혼술과 홈술(Home), 감성과 문화가 담겨 있는 술을 즐기는 음주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전통주의 인기이다. 4050 시니어 여성을 중심으로 전통주를 마시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50대 시니어 남녀를 중심으로 전통주에 대한 선호도 또한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단순히 취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술의 맛과 멋을 느끼고 풍류를 즐기는 시대, 트렌디한 ‘요즘 시니어’들을 위해 전통주를 소개해보려 한다.

 

[백뉴스(100NEWS)=이동화 기자] 우리나라 전통주는 대개 발효 과정을 거치는 술들로, 술을 빚을 때 온도와 습도에 유의해야 한다. 때문에 여름철에는 술을 빚기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날부터 우리 선조들은 사계절 내내 계절의 특색에 맞는 술을 빚어 마셨다고 한다. 이번 주에는 여름을 맞이해 더운 여름철을 나는 전통주를 소개하려 한다. 무더위 갈증을 잊게 해주는 우리 술, 여름에도 상하지 않아 두고두고 마셨던 우리 술 등 3가지 전통주를 소개한다.

 

■ 여름철 냉수에 타서 마시는 한 잔, ‘이화주’

 

 

배꽃(梨花)이 필 무렵에 빚는다는 ‘이화주’는 고려시대 때부터 빚어진 독특한 술이다. 흰색의 요거트같은 모양새로, 여름철 갈증이 날 때 찬물에 타서 마시면 시원한 맛과 함께 갈증이 가신다고 한다.

 

이화주는 물 없이 쌀누룩과 쌀로만 빚는 술이기에 과거에는 부유층이나 사대부가에서 주로 빚어 마셨던 고급 탁주다. 알코올 도수가 낮고, 감칠맛이 있어 양반가의 노인이나 어린아이들의 간식으로 애용되었다고 한다.

 

이화주를 빚을 때 사용되는 쌀누룩은 ‘이화곡’이라고 부르며, 술을 빚기 전에 미리 만들어 둔다. 이화주를 빚을 때에는 보통 멥쌀을 쪄서 백설기로 만들거나, 손바닥 크기의 구멍떡으로 만들어 삶고 이화곡을 섞어 안친다고 한다. (본지 기사) 발효된 이화주는 그대로 조금씩 떠먹거나, 냉수에 타서 막걸리처럼 마시면 된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이화주의 알코올 도수는 약 8~9% 정도이며, 달콤하고 부드러운 곡물 맛을 느낄 수 있다. 

 

■ 여름을 건강히 지나는 술, ‘과하주’

 


과하주(過夏酒)는 이름부터 ‘여름을 지나는 술’이다. 보통 우리의 전통주는 막걸리·약주와 같은 발효주와 소주와 같은 증류주로 구분되는데, 과하주는 발효주와 증류주의 단점을 보완한 혼양주(混釀酒)로 분류된다. 과하주는 발효시킨 약주에 증류한 소주를 넣어 빚는 술이다. 때문에 과하주는 발효주보다는 도수가 높아 더운 계절에도 술이 재발효되거나 상할 우려 없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었고, 증류주보다는 낮은 도수로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여름에 빚어 마시는 술’, ‘여름이 지나도 맛이 변하지 않는 술’, ‘봄에 빚어 마시면 여름을 건강히 나는 술’이라는 의미를 가진 과하주는 현재 전남 보성과 경북 김천에서 빚어지고 있다.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45호’로 지정된 보성의 강하주는 대추·강활·용안육 등의 한약재를 활용해 빚는 술로, 한약재를 넣고 발효주를 빚은 후 소주를 넣어 다시 발효를 시킨다. 대추와 용안육의 단맛, 강활의 쓴맛 등이 어우러져 향이 강하고 진한 참기름 빛깔을 띤다.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된 김천 과하주는 독특하게도 약주에 소주를 넣어 빚는 술이 아니다. 김천시 남산동에는 ‘김천’ 또는 ‘금릉주천(金陵酒泉)’이라 불리는 우물이 있는데, 이 물로 술을 빚으면 여름철에도 술맛이 변하지 않는다고 해 과하주라 불린다고 한다. 김천 과하주는 정월 대보름날을 전후로 한 3월 즈음의 봄철에 빚어서 가을까지 두고 마시는 술이었다. 발효가 잘 되게끔 찹쌀 고두밥을 떡으로 만들어 빚었으며, 저온에서 장기간 발효시킨 청주로 뛰어난 감칠맛과 청량감이 특징이다.

 

■ 여름철 해 질 녘에 빚으면 닭이 우는 새벽녘에 마시는 ‘계명주’

 


계명주(鷄鳴酒)는 여름철 황혼 녘에 술을 빚으면 다음 날 닭이 우는 새벽녘에 술을 마실 수 있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급하게 술을 빚어야 할 때 만들었던 속성주로, 옥수수·수수·누룩·조청·엿기름 등으로 만들어 ‘엿탁주’라고도 한다.

 

계명주는 1천500년 전인 고구려시대부터 평안도에서 가양주로 이어져왔다. 평안남도 강동군의 토속주였던 계명주는 결성 장씨 집안 11대 종손의 모친이 1·4 후퇴 때 남양주시로 피난 와 종부인 며느리인 최옥근 씨에게 전수됐다. 계명주는 1987년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었으며, 대한민국 제12호 식품명인으로 지정된 최옥근 기능보유자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봄과 가을에 빚은 것이 가장 맛있다는 계명주는 엿기름과 조청 등을 넣어 당화를 촉진하는 방법으로 빚는다. 일반적인 재료인 찹쌀이나 멥쌀 대신 고구려인의 주식이었던 옥수수와 수수 등의 잡곡으로 죽을 쑤고 누룩과 솔잎을 넣어 빚는 것이 특징이다. 술이 완성되는 데에는 8일~15일 정도 소요된다. 맑은 황색을 띠는 계명주의 알코올 도수는 약 11%이며, 단맛과 은은한 솔향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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